<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 여성본부 총회 선언문>
정전협정 70년을 맞이하여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여성들의 입장
2023년 올해는 한국전쟁 정전협정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정전체제 70년 동안 여성들은 전쟁의 불안감, 분단과 정전체제, 그리고 성차별과 여성혐오의 폭력 속에 살아왔습니다. 분단폭력과 성폭력이라는 이중의 폭력을 극복하고, 여성들의 삶의 온전성과 안전을 회복하며, 한반도에서 지속가능한 평화를 이룩하기 위하여, 또 남북여성들이 함께 평화롭게 살기 위하여, 오늘 여성들은 평화를 이루기 위해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첫째, 여성들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예방하기 위해, 한국전쟁의 완전한 종식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정전협정 70년을 맞이하는 2023년 현재, 남북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위태롭습니다.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고 강대강으로 맞서면서 한반도의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전쟁의 불안을 극복하는 길은 한국전쟁을 끝내고, 다른 전쟁을 예방하는 길 외 어떤 방법도 없습니다. 이에 여성들은 전쟁을 반대하고 전쟁을 예방하며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행동을 2023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입니다.
둘째, 여성들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배상책임,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설 것입니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체제 하에서 자행된 노동자강제동원과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에 일본의 공식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일은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며 독립국가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입니다. 일본이 과거사 문제 해결 없이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와 국방력 강화를 선언하는 것은 또다시 동북아시아를 전쟁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위험한 결단입니다. 여성들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일제 식민지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고 일본의 재무장을 막아내는 데 힘을 모을 것입니다.
셋째, 여성들은 힘과 군사력에 의지하는 평화를 반대합니다. 무기 수입과 군사비 증액이 평화를 보장해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군비경쟁의 악순환에 빠지고, 경쟁과 힘의 논리를 강조하여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배려를 외면하는 사회, 여성들에 대한 공격과 혐오가 난무하는 폭력적 사회로 나아갈 뿐입니다. 여성들은 돌봄과 배려가 존중받는 사회를 원합니다. 여성들은 소수자의 인권과 정의가 회복되는 평화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넷째, 여성들은 남북여성들이 함께 평화롭게 살아갈 날을 꿈꾸며 오늘 준비하겠습니다. 비록 지금은 서로 만나 대화도 하지 못하는 어려운 현실이지만, 공존과 공생의 가능성을 모색하며, 평화롭게 왕래하고 마침내 통일을 이룩할 그 날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그날을 위해 우리 안의 무관심, 냉소주의, 적대감을 극복하고 평화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희망으로 채우겠습니다.
다섯째, 여성들은 평화의 한반도를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입니다. 여성들은 전쟁과 폭력적 일상의 ’피해자‘로,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 머물지 않을 것입니다. 차별과 폭력을 넘어 당당하게 성평등한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여성들이 나서서 한반도에서 지속가능한 일상의 평화와 안전한 미래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평화로운 한반도를 새롭게 만들어가기 위해, 적대적 경쟁과 폭력이 아닌 연대와 새로운 상상력을 가능성으로 또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2023년 3월 24일
6.15 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여성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