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의 우크라이나 무기지원을 반대하는
여성·시민단체 입장문(2023.4.20.)
- 한국정부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절대 반대한다.
- 대한민국이 전쟁 개입국가가 되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한다.
- 한국정부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은 전쟁의 장기화와 인명 피해를 증가시킬 것이다.
한국정부는 전쟁 피해자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난민 인정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
- 한국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하루빨리 종식되도록 외교적·평화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어제(2023년 4월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지원에 머물러 이것만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발언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분쟁 중인 나라 한쪽에 군사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이다. 이미 한국정부가 우크라이나에 155mm 포탄 수십만 발을 우회지원하고 있다는 추측이 언론보도를 통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 얼마 전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 전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한 내용이 미국의 도청한 유출 문서를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한국정부는 미국의 도청에 대해 아무런 항의도 하지 못했다. 주권국가로서의 역할을 방기한 것이다.
러시아 대통령궁에서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면 전쟁에 일정 부분 개입하게 되는 것”이라 입장을 밝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연방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은 소셜 미디어에서 “우리의 적을 도우려고 열광하는 이가 등장했다. 우리가 그들의 가장 가까운 이웃인 북한에 최신 무기를 제공한다면 한국 국민들이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라고 경고했다.
반면에 존 서플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우크라이나 국방연합그룹에 대한 한국의 기여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지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것이다. 미국 방문을 앞두고 공개된 인터뷰에 대해 미국 정부가 환영 의사를 밝힌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나 한국정부의 의사결정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은 분쟁 국가 중 어느 한 편을 서는 것을 넘어, 전쟁이 지속되는 데, 그리고 어느 쪽이든 인명의 희생이 더 늘어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한 역할을 담당하는 나라, 전쟁에 개입하는 나라, 전쟁국가가 되는 것이다. 한국정부에 지금 필요한 것은, 전쟁 피해자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한국에 온 난민을 인정하고 돕는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다.
우리는 아직도 한국전쟁을 끝내지 못했다. 한국은 휴전 국가로서 우선 한국전쟁 종식을 위해, 그리고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의 평화를 스스로 만들지 못하는 처지에 다른 나라 전쟁에 무기를 제공하여 전쟁에 개입하고, 그 무기로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도록 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또 그 선택으로 한반도가 더 위험에 빠지는 것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그것은 우리의 안전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대통령과 국가안보실 관료들은 전쟁하는 국가로 탈바꿈하는 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왜 이렇게 대통령이 외국 방문 전에 외국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대한 사안에 대해 발언하는지, 그 경위를 밝혀야 한다. 대통령은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러시아의 반발에 대해 “언론 인터뷰를 자세히 읽어보라”고 대답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의중이 무엇인지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우리가 바로 듣고 이해할 수 있게, 그래서 불필요한 오해를 낳지 않도록 밝혀야 한다.
- 우리는 한국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하는 것을 절대 반대한다.
- 우리는 한국정부가 전쟁하는 어느 쪽이든 무기를 지원하는 것을 반대한다.
- 우리는 대한민국이 전쟁 개입국가가 되는 것을 절대 반대한다.
- 우리는 한국정부가 전쟁 피해자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난민에 대한 인정 등 평화에 더 기여하기 바란다.
- 우리는 한국정부가 두 나라가 평화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
2023년 4월 20일
한국정부의 우크라이나 무기지원을 반대하는 여성·시민단체들
경기여성단체연합, 경기자주여성연대, 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회,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기독여민회, 기장전국여교역자회,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전평화여성회, 부산여성단체연합, 새움터,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수원여성회,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젠더교육플랫폼효재,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한국성인지예산네트워크,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장애인연합, 한국여성의전화, 한국YWCA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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