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선언

적대를 멈추고, 전쟁을 끝내고, 지금 평화로!

 

오늘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70년이 되는 날이다. 3년 간의 전투를 잠정적으로 멈춘 이후 3개월 이내에 “한국 문제의 평화적 해결”위한 정치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던 전쟁 당사국 간의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 그후 70년 동안 한반도에서는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군사적 대치와 군비 경쟁이 지속되어 왔다. 한국전쟁은 20세기 이후 세계사에서 가장 긴 전쟁이다. 

 

지난 70년간 한반도에서는 전쟁에 대한 공포가 일상이 되어왔다. 적대와 불신에서 시작된 군비 경쟁과 무력 시위가 또 다른 불신과 군사적 위협으로 되돌아오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한반도 핵 문제도 이 악순환의 일부이다. 분단된 전쟁체제 곳곳에 뿌리내린 적개심과 불안이 민주적 권리를 제한하고, 소모적인 갈등을 키워왔으며, 사회 발전을 가로막아 왔다. 대결과 제재의 장벽은 남북 사이의 인도적 협력이나 기후 위기 공동 대응조차 가로막아왔다.

 

적대와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정착시킬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여러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관계 개선과 긴장 완화의 기회가 있었다. 지난 2018년 남,북,미 정상 모두가 관계 개선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한반도 평화체제와 비핵화로 나아가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많은 이들의 기대와 열망에도 불구하고 합의는 이행되지 않았다. 새로운 관계로 전환하기 위해 서로가 취해야 할 단계적 조치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협상이 깨진 후 상황은 그 이전보다 더욱 악화되고 서로에 대한 불신과 적대감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북한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등의 상응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것에 항의하며 핵-ICBM 실험 유예 조치를 철회하고 빠른 속도로 ‘핵무력을 고도화’하고 있다. 남한과 미국은 한미연합군사훈련 등 대북 무력시위의 강도와 빈도를 대폭 늘리면서 한미동맹을 ‘핵 기반의 동맹’으로 개편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주도 아래 북한 만이 아니라 중국, 러시아에 대항하는 지역 군사협력체제를 구축하고 동맹 수준으로 강화하려 하고 있다.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할 당사국들이 무력 시위를 이어가는 가운데, 70년간 불안정하게 이어져 온 휴전 상태마저 위태로운 지경이다. 우리는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아, 한국전쟁 관련국들 간 대화의 단절과 군사적 대치 속에 한반도와 그 주변의 핵 전쟁 위기가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을 깊이 우려하면서, 한반도 주민과 전 세계인의 평화를 향한 열망을 담아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한반도에 거주하는 8천만을 포함한 모든 사람은 평화롭고 안전하게 행복한 삶을 영위할 권리를 지닌다. 우리는 또 다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를 포함한 세계 다른 어느 곳에서도 전쟁은 문제 해결의 수단이 될 수 없다. 한국전쟁 당사국과 관련국들은 오직 평화적 방법으로 한반도에서의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

 

70년이면 충분하다. 불안정한 휴전상태로 지속되어온 전쟁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한국전쟁의 종식을 통해서만 온전히 실현될 수 있다. 한국전쟁 당사국들은 하루 속히 전쟁의 종식을 선포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해야 한다. 

 

한반도는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터전이 되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노력은 핵무기 없는 세계로 나아가려는 인류의 오랜 노력의 일부이며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한국전쟁 당사국과 관련국들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협력하는 한편, 핵무기는 물론 다른 어떤 군사적 수단으로도 위협하지 않을 것을 서로에게 약속해야 한다. 더불어 핵무기 금지와 폐기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일방적인 제재와 압박은 한반도 갈등 상황을 해결하지 못했고 도리어 악화시켰다. 새로운 관계로 전환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인정한 남북, 북미 정상 합의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모든 협상 당사자들은 적대적 정책과 언동을 중단하고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신뢰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공격적인 군사행동의 중단, 대북 제재 완화 등 적극적 조치를 통해 닫힌 대화의 문을 다시 열어야 한다.  

 

군비 경쟁과 상호 위협의 악순환을 멈추어야 한다. 한국전쟁 당사국과 관련국들은 진영 대결과 군사 협력 대신 평화롭게 공존하고 협력하는 한반도와 아시아 태평양을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전쟁을 준비하는 대신, 우리의 소중한 자원을 모든 생명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고, 기후 위기를 극복하며, 지구를 살리는 데 사용해야 한다.

 

우리는 한반도 주민과 한국전쟁에 관련된 모든 나라의 사람들, 그리고 온 인류가 지구와 더불어 지속 가능하며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평화로운 세상을 꿈꾼다. 평화를 원한다면, 평화를 외치고 평화를 위해 행동해야 한다. 이제 한반도에서 70년 이상 이어진 긴 전쟁을 끝내고, 온 인류와 함께, 우리가 살아보지 못했던 평화의 새로운 역사를 함께 열어가자.

202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아,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1 20240812 [기자회견문]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철거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file 평화여성회 2024.09.20 76
70 20240607 [보도자료] 여가부 폐지 저지 전국행동 성명 file 평화여성회 2024.09.20 73
69 20240604 [보도자료]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 제9차 한국 정부 심의 최종견해에 관한 논평 file 평화여성회 2024.09.20 69
68 20240524 [발제문] 5·24 웨비나_주한미군의 역사_안김정애 평화여성회 2024.09.20 67
67 20240523 [선언문] 팔레스타인에 대한 학살과 식민지배 종식을 원하는 한국 페미니스트 선언 file 평화여성회 2024.09.20 82
66 20240521 [기자회견] 독일 베를린 시장의 소녀상 철거 시사 발언 규탄 공동 기자회견 file 평화여성회 2024.09.20 33
65 20240427 [성명서] 4·27 판문점 선언 6주년, 생명·평화·상생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바라는 여성계 성명서 file 평화여성회 2024.09.20 9
64 20240422 [기자회견문] 2024 세계군축행동의 날 file 평화여성회 2024.09.20 14
63 20240325 [보도자료] CEDAW 독립보고서 조속 통과 촉구 기자회견 file 평화여성회 2024.09.20 7
62 20240228 [기자회견문] 전쟁을 부르는 모든 군사행동과 적대 행위 중단하고 대화 채널 복원하라! file 평화여성회 2024.09.20 9
61 20231213 [기자회견문] 평화와 연대를 위한 접경지역 주민, 종교, 시민사회 연석회의 adminwmp 2023.12.13 198
60 20231104 [성명서] 이스라엘은 즉각 휴전에 응하고 팔레스타인 민간인 집단학살을 중단하라 adminwmp 2023.11.24 204
59 20231022 [성명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멈춰라 adminwmp 2023.11.24 250
58 20231121 [기자회견문] 정부가 삭제하고 파괴한 성평등, 국회가 살려야 한다! adminwmp 2023.11.24 217
57 20231123 박민 KBS 사장 규탄·방송법 공포 촉구 공동성명 adminwmp 2023.11.24 204
56 제11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 제1608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성명서 adminwmp 2023.08.09 285
55 20230722 [결의문] 정전 70년 전쟁 위기를 넘어, 적대를 멈추고, 지금 평화로 adminwmp 2023.08.04 236
» 20230727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선언] 적대를 멈추고, 전쟁을 끝내고, 지금 평화로! adminwmp 2023.08.02 236
53 20230727 [공동성명] 지자체 합동평가 지표에서 성별영향평가 지표 삭제는 퇴행이다! adminwmp 2023.08.02 280
52 20230518 평화롭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한일 시민사회 각계인사 공동선언(전문) adminwmp 2023.05.19 26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Next
/ 4

(사)평화를만드는여성회

주소 (07229)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55길 6, 여성미래센터 401호
전화 (02)929-4846, 4847 | 팩스 (02)929-4843
이메일 wmpeace@naver.com



통일부 | 국세청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